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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어느 아가씨를 무지하게 좋아했다
하지만, 아가씨는 청년을 소 닭보듯 했다
아가씨는 청년이 따라다닐수록 더 싫어했다


어느 날 청년이 "타이타닉" 영화티켓을 가지고
극장에 가자고 했다
아가씨는 청년은 싫어도 보고 싶었던 영화였기에
함께 갔다


청년과 같이 앉아 있는 것이 즐겁지 않았지만
영화가 시작되려면 아직도 시간이 꽤 남아서
아가씨는 은근히 장난기가 발동했다


아가씨가 청년에게 말했다
「앞에 앉아 있는 남자의 이마를 한 대 때리면
내 손을 잡도록 해 주겠어」


오매불망 좋아서 죽고 못 사는 아가씨가 손을
잡게 해 주겠다니 죽는 것 말고는 못 할 짓이
없을 것 같았다


청년은 벌떡 일어나 다짜고짜 앞에 앉아 있는
남자의 이마를 사정없이 한 대 때리면서 이름을
정답게 불렀다


「야! 봉수야!」


남자의 이름은 물론 봉수가 아니었다 남자는
돌아서서 눈을 부라렸다
청년은 손이 발이 되게 빌면서 남자에게 말했다


「아이고! 정말 미안합니다 나는 당신이 봉수인
줄 알았습니다 내 친구 봉수와 너무 닮았습니다」


아가씨는 청년에게 자기의 손을 잡게 해 주었다
영화보다 그 장난이 더 재미있어 청년에게 다시
말했다


「당신이 저 남자의 이마를 한 대 더 때리면
나에게 키스를 한 번 하게 해 주겠어」


청년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잠시 기다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나 남자의 이마를
때리면서 남자에게 소리쳤다


「야! 이 자식아! 너 정말 봉수 아니냐 ~!?」


남자는 벌떡 일어나 청년에게 죽일 듯이 덤벼들었다
「이런, 정신 나간 놈이 있나? 네 친구 봉수가
아니라고 말했잖아!」


청년은 손이 발이 되게 빌면서 남자에게 말했다
「아이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어쩌면 내 친구 봉수와
그렇게도 닮았습니까?」


그러는 사이에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아가씨는 청년에게 키스를 한 번 하게 해 주었다
아가씨는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영화보다도 그 장난이 더 재미있어 아가씨는
청년에게 또 말했다


「당신이 저 남자를 한 번만 더 때리면 나와의 결혼을
허락하겠어」


영화가 끝나고 사람들이 극장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청년은 아가씨의 손을 끌고 사람들 틈을 비집고 극장
밖으로 먼저 빠져나와 남자를 기다렸다


그 남자가 저기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청년은 남자
앞으로 다가가 남자의 이마를 또 한 번 때리면서
남자에게 말했다


「야! 봉수야! 이 안에서 너하고 똑같이 생긴 놈 봤다!
정말 너하고 똑같이 생겼더라!」


남자는 기가 막혀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은 돌아가서 결혼을 약속했다


'남자는 아무 죄 없이 세 번이나 이마를 두들겨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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