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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문 없이 조용하게 시작되어 더욱 무서운 병, 알츠하이머. 현관문 열쇠를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 잘 모르겠고, 냉장고 문을 열긴 했는데 뭘 꺼내야 할지 기억이 나지 않는 등의 순간이 종종 있다. '그저 건망증이겠지',라고 다들 생각하게 될 거다. 하지만 이런 건망증도 기억력이 감퇴하면서 더 심해진다는 사실.만약 병세가 깊어지면 환자는 매일처럼 하던 젓가락질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때가 찾아온다. 자신의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주위 환경이 낯설어 공황 장애에 빠지기도 한다. 더 이상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말이 어물어물 서툴어진다.

알츠하이머 병으로 인한 치매 환자 수는 매년 증가 추세이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의 수는 359,705명이다. 이는 2010년에 측정된 환자 수(131,513명)에 비해 확연하게 늘어난 수이다. 이 비극적인 병은 아직까지도 현대 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면 나타나는 증상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면 뇌 조직이 변한다. 신경 세포 사이에 저장된 단백질이 뇌의 기능을 저해하고 뉴런과 시냅스를 잃게 되어 사고가 둔해진다. 죽은 신경 세포는 다시 살아나지 않아서 뇌는 점차 퇴화되고 만다.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

그렇다면 이토록 무서운 병, 알츠하이머의 원인은 무엇일까? 제아무리 뛰어난 의사도 이 병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밝혀내진 못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가까운 가족이 알츠하이머 환자라면 발병 확률이 덩달아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전이 직접적인 발병 원인인 경우는 전체 환자 중 단 1%뿐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도 알츠하이머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에는 한두 개로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늘 기사에서 소개하는 치주염이다.

입 안의 염증, '위험?'

올해 초, 여러 나라에서 모인 의사가 팀을 이루어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입 안이 비위생적이고 건강하지 않으면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이를 열심히 닦아야 한다. 언뜻 들으면 농담 같은 이론이나 그 신빙성을 뒷받침해줄 여러 가지 근거가 있다.

먼저, 치주염을 일으키는 세균인 포르리포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가 구강 건강과 알츠하이머의 첫 번째 연결 고리이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90%의 뇌에서 이 세균이 발견되었다. 건강한 사람의 뇌에서 이 세균이 발견될 확률은 20%에 지나지 않는다.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균의 수는 알츠하이머 환자에 비해 훨씬 적다.

포르리포모나스 진지발리스 균은 혈관을 따라 입에서 뇌로 흘러들어간다고 짐작되고 있다. 그도 그럴게, 보렐리아증이나 매독 등의 질병도 병균이 혈관을 통해 뇌로 이동한 경우에 발병한다.

연구진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치주염 균이 입에서 혈관을 타고 뇌에 들어가면 알츠하이머 병과 유사한 염증이 발생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뇌는 이러한 균의 공격을 받으면 세포를 보호하느라고 본 기능은 저하된다. 뇌에 세균이 들어가는 걸 막은 실험 통제군의 경우 뇌에 아무런 이상 증세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들

알츠하이머 병 환자의 대다수가 치아 건강 문제도 안고 있다. 치주염은 노년층에게 흔히 나타나는 병이기 때문이다. 임플란트나 틀니 등의 치아는 원래 치아만큼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특히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이 위생 관리를 하기는 더욱 어렵다. 따라서, 알츠하이머 병과 치주염의 인과관계가 뒤바뀐 것이 아니냐 의구심을 품는 이도 있다. 덧붙여, 신경학자 로버트 모어(Robert Moir)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혈관은 정상인에 비해 약해 병균이 훨씬 침투하기 쉽다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치주염 균이 뇌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은 당연하며, 치주염 균이 병의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치주염이 알츠하이머 병을 유발한다는 사례 연구는 이미 여러 번 발표됐다. 게다가 앞서 언급된 동물 대상 실험 연구는 그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혀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약학계는 현재 이 연구를 기반으로 한 치료약을 개발하는 중이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약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이를 자주 닦고, 치실을 꼭 사용하라"라고 연구에 참여했던 피오틀 마이델(Piotr Mydel)은 밝혔다. 치주염 균이 알츠하이머 병의 유일한 원인인 건 아니지만, 분명 잘 관리한다면 알츠하이머 병을 막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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