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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경기 과천시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발생한 화재로 5명이 숨진 가운데 31일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이중 한 차에서 발견된 모녀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5명이 터널 안에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차량 안에서 발견된 시신의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차량 번호판과 DNA분석을 통해 차량 4대에서 여성 3명과 남성 2명의 신원을 최종 확인했습니다. 연령대는 60대가 3명, 30대 1명, 20대 1명입니다.

이중 한 대의 차량에서 발견된 여성 2명은 엄마와 딸로 확인됐습니다.


찜질방 간다더니 … 아내와 딸은 돌아오지 못했다


채널 A
2022년 12월 30일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김석종 씨(65)는 방음터널 화재로 부인(61)과 딸(29)을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아내와 딸과 함께 형님네 집들이를 가기로 했는데요.."

김 씨는 충남 천안시에서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30년 가까이 부인과 떨어져 주말부부 생활을 했습니다.


오랜 주말부부 생활에도 두 사람의 사이는 돈독했으며 어느 가정 부럽지 않은 화목함을 자랑했습니다. 사고 당일에도 딸은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데리고 찜질방을 가던 도중이었습니다.

김 씨는 "사고 전날에도 밥 먹었느냐고 전화로 안부를 나눴는데요.."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채널 A
다른 차량들이 입구에서 후진으로 빠져나가거나 차량을 버리고 빠져 나가는 상황이었지만,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그대로 차량에 남아 있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는 두 사람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유전자(DNA) 감식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씨는 화재로 인해 훼손이 심한 탓에 경찰로부터 시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통보받았습니다. 그의 외동딸은 회사 휴무일을 맞아 모처럼 기분을 낼 겸 어머니와 함께 교외에 있는 찜질방으로 이동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김 씨는 “아내는 주말부부로 생활하면서도 아무런 불만을 내색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 다정했던 사람”이라며 “11월에 불국사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던 기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는 홀로 남겨졌다는 상실감에 끼니를 거르고, 지난밤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방음터널 화재 희생자 애타는 사연



SBS
운전기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60대 가장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족은 사고 당일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사망자의 차량 번호를 확인하고 주저앉았습니다. 시신으로는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날 두 딸을 부둥켜안고 울던 고인의 부인은 전화로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오열했습니다. 부인은 “느그 아빠 얼마나 뜨거웠을까요. 차를 버리고 도망을 가지. 그놈의 차가 뭐라고. 아이고”라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에 살던 고인은 서울에 일을 나갔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편을 애타게 찾는 외국인 여성도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이 여성은 29일 오후 8시 50분경 미취학 아동으로 보이는 딸의 손을 잡고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실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남편 어디 있느냐”며 애타게 찾으면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분들은 화재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한 어린아이를 구출했다는 허모(42) 씨는 “터널에서 연기가 구름처럼 몰려오면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며 “큰일이 터졌다고 느꼈고, 차에서 내려 미친 듯이 뛰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뒤에서 따라오던 한 백인 아이가 넘어진 것을 확인하고, 울고 있는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정신없이 달렸다고 합니다. 허 씨는 “아이의 가족으로 보이는 외국인들도 뒤따라왔다”며 “아이가 울음을 멈추지 않더라”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화재사고



SBS
12월 29일 오후 1시 49분께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불로 5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습니다.

이날 폐기물 트럭에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트럭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한 트럭 운전자는 트럭을 3차로 갓길에 세웠는데, 불이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며 불길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럭 운전자는 "달리는데 갑자기 차 엔진에 불이 붙었다. 처음에는 불이 붙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 엔진에서 불이 나 차량이 자동으로 멈춰서자 하차 후 차량에 있는 소화기 2개로 진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불이 꺼지지 않아 119에 신고했다. 아마 비닐이 날려서 엔진 쪽으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불이 저는 차량을 보고 주변 차량들이 급정거를 하면서 추돌 사고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SBS
해당 방음벽의 자재가 가연성으로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방음벽에 사용된 자재는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로, 플라스틱 아크릴 성분인데, 강화유리보다 가볍고 싸지만 인화점이 약 280°C로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불이 방음터널로 옮겨붙어 빠르게 타올랐고,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뼈대만 앙상하게 남을 정도로 타버렸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대피한 운전자들의 말에 의하면, 불길보다 연기가 파도처럼 순식간에 밀려와 뒤늦게 터널에 진입한 차량들은 급하게 후진하며 다른 차량과 부딪히는 등 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운전자는 "터널 안으로 진입하니 앞이 굉장히 안 보였다. 느낌이 이상해서 문을 열어 보니 매캐한 냄새가 났다. 어느새 터널 안이 하얗게 됐다.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온통 까맣게 변했다"고 전했으며, "완전히 배우 하정우가 나오는 영화 '터널' 그거였다"라며 "사람들이 뛰면서 대피하느라 넘어지고 난리였다"라고 말한 운전자도 있었습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방음터널의 안전성에 관한 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방음터널은 주택가 인근 고속도로 소음 방지를 위해 설치가 늘고 있지만, 관련법상 시설물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져 관리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두번다시는 이런 가슴아픈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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