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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먼저

유머2022. 4. 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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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마을의 종부 임안댁은 시집온 지 5년이 지나도록 태기가 없었다. 겨우 서른이 넘은 나이에 내외가 모두 건강하고 금설도 좋으니 더 기다려 볼 일이긴 하지만 사사(私私)집도 아닌 종가에 후사가 없으니 문중 사람의 눈총과 수근거림에 초조하고 면구스럽기 그지없었다. 읍내 한의원에 가서 진맥도 몇 차례 해보았고 약재도 다려 먹어 보았지만……. 아, 괴롭도다. 도대체 원인이 무어란 말인가?


이러다 남편이 시앗을 보든가 양자라도 들이자면 어찌하나? 병원에서 해산한 서울댁처럼 안동 읍내의 산부인과엘 가서 난생 처음


신의(新醫)한테 진단을 받아 봐야 할까보다. 마침내 아무도 모르게


서울댁만 대리고 안동 읍내 도립병원엘 갔다.


진찰실엘 들어가니 흰 가운에 검정테 안경을 낀 의사가 앉아 있고


하얀 나비 같은 모자를 얹은 간호부가 휘장이 처진 칸막이 뒤로


안내하였다.


거기 침대 옆에 우두커니 있으려니 따라 들어온 간호부가


“뭐 하세요. 얼른 벗고 누우세요.” 이러는 게 아닌가! 벗고 눕다니? 나는 아직 남편 이외의 누구에게도 살을 보인 적이 없다. 공중 목욕탕에도 가본 적이 없지 않는가! 그냥 그 자리에 한참 서 있으려니 휘장을


제치고 의사가 들여다보았다.


“아직 안 벗었어요? 하더니 휘장을 닫고는 휘장 밖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다. 아, 산부인과에선 이래서 잉태를 하나보다. 등골에


찬 땀이 흐르는 걸 느끼며 용기를 내서 침대 위에 올라갔다. 그러나


어찌 옷을 벗는단 말인가! 그 때 의사가 또 들여다보더니 “빨리 벗으소! 하지 않는가!


임안댁은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먼저 벗으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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